대회후기

2011년 양천마라톤클럽 지리산 종주 후기

gentleman1 2011. 5. 25. 18:08

 

산행 : 2011. 5. 21() 03:10 ~ 5.21() 15:50  12시간40

장소 : 성삼재(전북 남원군) ~ 천왕봉 ~ 중산리(경남 산청군)

거리 : 도면상 36km, 평지거리 환산 46km

교통편 : 유명산악회 버스

일정 : 2011. 5. 20() 22:30 양재역 출발 ~ 5.21() 03:10 성삼재 ~ 5.21 15:50 중산리 도착,

17:30 중산리 출발 ~ 21:30 양재역 도착, 22:30 귀가

일행 : 김정탁, 이도섭, 황선윤, 김진목/천미자부부, 윤평일/강민자부부 (7)

특기사항 : 03:10출발후 11시까지 세석대피소 미통과시 거림으로 강제 탈출

 

사무실에서 퇴근후 양재역으로 다시 오는 것이 번거로워 출근할 때 짐을 챙겨 나온다.

퇴근시간 사무실 근처에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1회용 비옷과 비스켓, 사탕, 그리고 포도를 사서 잘 씻고

인원수만큼 비닐봉지에 담아 출발시 분배한다.

다른 회원들은 김밥, 양갱, 도토리 피자 등등 많이도 준비해 와서 나누어 주는데 그 양이 만만치 않다.

 

버스에서 잠을 자야지 하고 머리를 기대어 보지만 깊은 잠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말이 있는가?

버스 두대가 캄캄한 고속도로를 달려 새벽 두시 전후 남원시 인월에 있는 휴게소에서 정차하여 우리 7명을

포함한 종주팀 15명만 성삼재로 향하고 나머지는 백무동으로 이동후 출발하여 한신계곡 세석대피소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한단다.

 

3 10분 성삼재에 내리니 운무가 사방천지를 휘감아 주위 경관이 전혀 파악되지 않는다. 각자 전지를 켜고

노고단으로 향한다. 거리가 그리 멀진 않지만 잠에서 덜 깬 몸이라 땀을 흘리며 얼마전 하동 여행때 다녀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드디어 노고단 대피소. 나무 데크 위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오늘 우리 7명이 한명의 낙오도 없이 무사히 완주하기를 속으로 기도한다.

 

임걸령에서 물을 보충후 노루목에 도착하여 사진촬영과 간식을 취한다(05:26 누적시간 2:16).

일부 장수 신봉자들은 장수를 꺼내어 잔을 돌리는데 나는 목요일에 시술한 임플란트 때문에 구경만 하는

고문을 당한다.

 

또다시 출발하여 중간중간에 약간의 휴식을 취하며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을 지나 연하천대피소에서 물도

보충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07:32 누적시간 4:22). 힘이 드는 가운데서도 부지런한 아가씨들은

미용을 위하여 노출 부위에 선크림을 도포한다.

 

어딘지 형제봉을 지났을텐데 정확한 기억이 없다. 어쨌든 형제봉을 지났으니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했겠지

 (08:56 누적시간 5:46)

벽소령에는 경주의 모대학교에서 온 남녀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침으로 김밥을 먹고 선윤씨가 큰

플라스틱 용기에 예쁘게 넣어온 오렌지 등 과일도 맛본다. 어떤 분은 야외 테이블에 홀로 앉아 장수잔을

기울이기에 여념이 없다.

먹을 수 있을 때가 좋지긴 바지를 벗으니 얼마나 시원한지 이제부터는 반바지 차림으로 가기로 한다.

 

세석까지 11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아 이제는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와 같이 달릴 수 있는 길만 만나면 달리는데 남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에서 달리는 그 기분도 상당히 좋다.

그런데 아뿔싸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지, 신발때문인지 한쪽 허벅지에서 쥐란 놈이 나를 괴롭히네.

반대쪽 다리에 힘을 주며 전진하다 보니 다른 한쪽까지 쥐가 나네. 어 큰일이로구나 중도 포기하여 백오리에

누를 끼칠 수도 없고……… 다행히 윤대장의 맨소래담으로 달래고 얼르고 하여 가는데 온통 칼날같은 높은 바위를

오를 때면 어김없이 나를 괴롭힌다.

 

선비샘에서 물을 보충하고 선비님 그림에 깎듯이 인사한 다음 출발한다. 선두와는 상당한 거리차이가 있을 것 같다.

쉽고 만만한 코스는 찾아 볼래야 찾아 볼수가 없는 능선길. 아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로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러나 마라톤, 울트라마라톤, 오산종주, 칠산종주 등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힘들고 괴로울지언정 시작을

하면 끝이 있다는 것을 체득한지라 끝장을 본다는 각오로 나아간다.

어느 순간 눈에 익은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세석평전 꼭대기인 영신봉이 나타난다. 영신봉에서 세석대피소는 1킬로가

되지 않는 내리막길.

걱정스럽게 나와 동반주하는 윤대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뛰어 내려가 제한시간 좀 전에 도착한다

 (10:55 누적시간 7:46)

 

이도섭, 황선윤씨는 진작에 통과하여 보이지도 않고 윤대장, 강민자씨, 김진목씨, 천미자씨와 함께 장터목산장을

출발하여 진달래 나무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능선에 오르니 먼저 통과한 두분이 우리를 맞는다.

장터목으로 가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하나도 없이 큰 바위를 오르내리며 빠져 나가야 한다.

쥐란 녀석은 다행히 주춤한 상태이나 이제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나고 준비해 간 물도 바닥을 드러내는데

이글거리는 태양과 불볕더위는 지친 나그네를 더욱 괴롭히는구나! 그래도 끝은 있는 법,

드디어 도착한 장터목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하고, 간식과  휴식을 취한후 다시 천왕봉으로 향한다.(12:37 누적시간 9:27)

 

다 아시다시피 장터목에서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은 돌계단으로 되어있는데 급격한 경사길이다.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출발하려는데 예의 그 쥐란 녀석들이 양다리 허벅지를 괴롭힌다.

전화 받느라 혼자 뒤쳐졌으니 통증을 무릅쓰고 전진을 시도한다. 한참만에 돌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쥐란 녀석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행히 이때부터는 재발하지 않고 제석봉을 거쳐 오늘의 목적지인 천왕봉에 오를수 있었다(13:31 누적시간 10:21)

천왕봉이라고 새겨진 비석을 두고 단체로 증명사진을 찍고 잠시 숨을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푸른 숲으로 된

바닷속에 있는 느낌이다.

하산하려는데 선윤씨가 지금까지 아끼고 아끼던 막걸리를 꺼내 정상주로 한잔씩 돌린다.

이빨치료 때문에 술을 입에 대지 않았지만 이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권하는대로 받아 마신다.

세상에나! 해발 1,915m 남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기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구나.

 

천왕봉에서 중산리까지는 5.4킬로미터, 그리 긴 거리는 아니나, 직각에 가까운 경사진 길인데

특히 제일 처음 마주치는 돌계단은 사람들 기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무릎을 생각하여 가지고 온 스틱의 힘을 빌어 한발 한발 내려가며 철제 또는 목제 계단을 만나면 몸의

긴장을 풀 겸 뛰어내려간다.

중간에 만난 직업이 의사라는 분이 정형외과 의사들 먹여 실리는 코스라며 푸념을 한다.

그런데 이분 진짜 다리가 풀렸는지 돌계단에서 핑글 돌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지는게 아닌가?

큰 사고 난 줄 알았는데 다행히 왼쪽 팔 피부가 약간 긁히는 정도의 부상이다.

흙도 털어주고 위로하는데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스틱을 건네 주니 극구 사양한다.

할 수 없이 먼저 길을 떠나며 부디 무사히 하산하기를 빈다. 법계사 스님의 독경소리를 멀리하며 아래로 아래로……

어느덧 끝없이 이어지던 산길은 끝이 나고 관리사무소 건물이 보이니 오늘의 마지막 종착역 중산리에 도착한다

   (15:50 누적시간 12:40).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종일 나를 도와준 스틱을 길가 돌담에 고이 눕혀 놓고

먼저온 일행과 합류, 삼겹살을 구우며 저녁을 먹는다. 오늘 저녁은 뜻깊은 당일 종주를 해 낸 천여사께서

쏘신다고 하여 더욱 맛있게 먹는데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나는 아쉽기가 그지없다.

 

회원 7명 전원이 한사람의 낙오도 없이 무사히 완주한 것은 참으로 자랑할 만 하다 (특히 여성회원2명까지)

산악회 평균 완주율이 30%정도인데 오늘은 15명 중 12명이 완주하여 사상 최고 기록이라나

20여년전 큰애가 초등학교 3학년때 데리고 종주, 장터목산장에서 1박 후 천왕봉 일출을 보고 백무동으로

    하산한 기억 (당시 천왕봉 꼭대기에서 이름을 새긴 메달을 사서 집에 있음)

산천을 즐기는 여유동 없고 천왕봉 일출을 못보았으나, 교통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旅程이었음

보완사항 : 하체 근육 및 전반적 근력 강화

주로가 모난 돌과 바위 일색이라 신발 밑창이 너덜거려 A/S요청 (신발 : 아식스 트래킹화)

사진에 기록된 포인트별 시각 

구간

거리

누적거리

시각

시간

누적시간

비고

양재역 출발

 

 

22:30

 

 

 

인월휴게소

 

 

2:50

 

 

 

성삼재

0 

 0

3:10

 

 

 

성삼재~노고단대피소

4.7

4.7

3:57

47

47

스트레칭

노고단대피소~노루목

10.5

 

5:26

1:29

2:16

 

노루목~연하천대피소

15.2

7:32

2:06

4:22

 

연하천~벽소령

3.6

18.8

8:56

1:24

5:46

 

벽소령~세석(CP)

6.3

25.1

10:56

2:00

7:46

 

세석~장터목

3.4

28.5

12:37

1:41

9:27

 

장터목~천왕봉

1.7

30.2

13:31

54

10:21

 

천왕봉~중산리

5.4

35.6

15:50

2:19

12:40

평지거리46킬로